[관절클리닉] 실패가 낳은 정답 - 매일신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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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회 작성일 26-09-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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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실린은 방치된 배양 접시에서, 마들렌은 제빵사의 작은 실수에서 나왔습니다.
정형외과의 역사에도 계획이 어긋난 자리에서 얻은 발견이 있습니다.
인공 고관절을 개발한 존 찬리는 처음에 테플론을 썼지만, 마모된 입자가 염증을 일으켜 실패했습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원인을 끝까지 추적해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이라는 새 소재를 찾아냈고,
이는 오늘날 인공관절 수술의 기본이 되었습니다.
관절경 역시 1918년 일본의 다카기 겐지가 방광 검사용 기구를 무릎에 적용해 본 시도에서 출발했습니다.
반면 어깨 통증으로 내원하는 환자 중에는 "힘줄 염증과 석회"라는 비슷한 진단만 듣고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흔한 질환이라 틀린 진단은 아니지만, 어깨 통증의 원인은 오십견, 회전근개 부분 파열, 관절 안쪽 연골 손상,
목 디스크에서 오는 통증까지 훨씬 다양합니다. 서로 다른 환자를 하나의 정해진 답에 끼워 맞춰서는 안 됩니다.
수술장에서도 검사보다 손상이 심하거나, 뼈가 약해 고정물을 넣기 어렵거나, 힘줄 상태가 나빠 원래 위치에
봉합하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방법을 바꿔 오히려 환자의 뼈와 관절에 더 적합한 결과를
얻기도 합니다. 치료 중 예상과 다른 반응이 나타나도 계획을 고집하지 않고 환자에게 맞게 방향을 조정합니다.
30년 가까이 관절을 치료하며 얻은 결론은,
정해진 답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환자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며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 진짜 치료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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